
한 롤을 채우지 못해 필름을 못 맡기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현상소에 가서 찾아온다.
오래된 필름을 찾아 컴퓨터로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은 꽤 흥미롭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일이다.
시간이 꽤 지나지 않았음에도 자꾸만 기억력이란 녀석은 나로 하여금 지난 추억을 끄집어 내는 것에 인색해 한다.
그 곳에서 무엇을 했더라, 어떤 얘기를 했더라...
모두 다는 아니지만 하나씩 옛 기억을 반추하는 것은 필름이 주는 제일 큰 행복이라 생각한다.

@아라시야마 전철역
족욕을 마치고 나른한 상태로 있던 나..
결국 전철 안에서 골아 떨어졌고 눈을 떠 보니 교토 시내에 와 있었다.
토덴과 비슷하지만 교토 특유의 색깔이 묻어 나 있었던 열차였던 것 같다.



@기온
이 거리를 우린 꽤 헤매었던 것 같다.
교토여행의 마지막 날이었고 밤 느즈막히 신칸센을 타고 동경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무언가 재미난 일을 경험하고 싶어했고 기억에 남을만한 맛있는 집을 찾아야 했기에..
흠.. 결과론적으론 그닥 재미난 일은 없었고 겨우 찾아간 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덕분에 기온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천근만근 다리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가 힘들어 진다.
자꾸 눈꺼풀을 내려앉고 시원한 곳에 가서 느러지게 한숨 자고 싶어진다.
다시 이 곳에 올 수 있을까?
아직 가본 곳보다 가야 할 곳이 가고 싶은 곳이 여전히 많아 부지런히 발품 팔아야 됨을...
떠나면 알게 된다. 왜 떠났는지를, 왜 떠나야만 하는지를, 다시 떠나야 하는지를..
누누이 말하지만 여행은 중독이다.


우리 셋 거의 체력이 바닥이 났던 상황인 듯하다.
2박 3일 일정 동안 거의 쉬질 않고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사진을 찍고 먹고 그랬으니까..
그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건 여행이라서 그런 듯하다.
살짝 여운이 남을 정도를 하는 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시라카와(白川)
실제로 운영 중인 고급 요리점, 요정이 많은 기온의 대표 거리라는데,
간혹 가다가 게이샤를 볼 수도 있다고도 하는데, 아직 밤이 되질 않아서일까..
너무 을씨년스럽고 고요해서 조금은 놀랐다.
문 사이사이로 엿볼 땐 영업 중인 것은 알겠는데 인기척 없는 거리는
마치 타임슬립을 해서 에도시대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신칸센(のぞみ)
자 이제 동경으로 돌아가는 길..
신칸센을 모두 처음 타 보는지라 살짝 두근거린다.
교토 야간버스로 오는 것은 가급적 만류하고 싶다, 편하게 두어 시간만에 올 수 있는 신칸센이 제일이다.
거의 기차를 타고 있다라는 생각조차 안들 정도로 안락해서 오는 내내 숙면을 취할 수가 있었으니까..
어쨌든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일상,
오픈을 하고 이제 두주 후면 한국으로 돌아온다라는 생각에 살짝 들뜬 마음이 든다.
밀린 숙제를 다하지 않았어도 학교에 가기 싫어도
막상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가게 되면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고 나름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처럼..
무엇 하나 해결된 것은 없었지만 그 당시의 난 이젠 잊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듯하다.
달아나든지 포기하든지 아파하든지 어쨌든 다시 달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떠났다.
하네다 1터미널 옥상에 가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계속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지켜본다.
5분 간격으로 쉼 없이 굉음과 함께 뜨는 비행기들..
우린 라이트 형제를 운운하며 비행기가 어찌 하늘을 날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했던 것 같다.
수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구름 저 편으로 날아가는 꿈을 실고 날아가는 인간문명의 이기.
나를 태우고 떠나간다.

@하네다 공항
언젠가 지면이 허락되면 말을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이번 출장에서 내가 얻고 잃은 것들에 대해서...
좋아한다는 것, 과도함과 부족함, 어쩔 수 없는 타이밍, 실망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찌꺼기들..
그리고 출장 후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때 풀린 나사는 조금씩 이제 엇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살짝 일상을 흐트려 놓는다.
한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젠 어긋난 일상을 되돌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하네다 공항
언젠가 지면이 허락되면 말을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이번 출장에서 내가 얻고 잃은 것들에 대해서...
좋아한다는 것, 과도함과 부족함, 어쩔 수 없는 타이밍, 실망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찌꺼기들..
그리고 출장 후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때 풀린 나사는 조금씩 이제 엇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살짝 일상을 흐트려 놓는다.
한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젠 어긋난 일상을 되돌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