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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9/04  나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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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태엽시계마냥 멍하니 앉아 있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은 지구별 어느 곳, 어느 날 A 는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을 기록했다.
태양이 차가워졌다가 뜨거워지는 날들을 기록하고 자연이 변화하는 목소리를 듣고 기억했다.
그렇게 하기를 수 차례 A 에겐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하지도 않았던 규칙된 흐름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지 않았고,
자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도 않았으며 재깍재깍 시간의 틀 속에서 점점 죽어갔다.
하루가 생겼다.
그리고 30여 일이 지나서 한 달이 생겼고, 열두 달이 지나서 일 년이 생겼을 때 그는 한 살을 먹게 됨을 알았다.
한 살 먹고 또 일 년이 지나서 두 살이 되고 그렇게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서른 여덟이 되었을 때
그는 알았다. 더 이상 그에게는 시간은 흐르지 않다는 것을...
그냥 우두커니 초침을 바라보며 오늘도 하루가 지나가는 구나, 이렇게 한 달이 가는 구나,
어느새 일 년이 지났구나 탄식하는 것밖에 그가 만들어 놓은 시간이란 녀석에 저항하는 방법은 없었다.
익숙해져 버린 거지, 씁슬하게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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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잃어버린 운동화 한 짝을 찾아 헤맨다.

누군가에게 자신은 고장 났다고 말한다.
불량품인 자신에게 필요한 부품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본다.
잃어버린 운동화 한 짝, B 는 같이 찾자며 길을 나선다.
기억을 역행하는 자신의 흔적을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
방과 후 급우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텅 빈 복도의 신발 주머니를 뒤져보고,
아직 늦여름의 열기가 고스란히 남이 있는 벤치에 앉아서 그 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낮은 담 너머로 훤히 보이는 학교가 바라보이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
수 많은 아이들의 낙서로 요란스럽기 짝이 없는 허름한 건물을 지나
A 와 B 는 그렇게 하루를 조금씩 거슬러 올라간다.
끝내 찾지 못한 운동화를 찾아 또 하루의 기억을 그리고 한 달의 기억을 걸어본다.
A 가 걸었던 모든 길에 녹아 있는 시간들을 B 와 걸으면서
문득 A 는 더 이상 잃어버린 운동화 한 짝이 문제가 아님을 알았다.

그가 잃어버린 것은 시간 어느 한 편에 놓여져 있을 운동화가 아니라
그가 혼자서 걸어왔을 걸음걸음 시간이었음을...
 타인의 시간 속에 살아왔던 잃어버린 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B 에게 묻는다.

"당신도 고장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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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4 17:49 2009/09/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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