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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3  2Q0909122241 (2)
  2. 2006/01/07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에 관하여
  3. 2005/11/28  소년에서 청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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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한가람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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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경마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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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여름.
살짝 가을로 들어서는 가을.
긴 팔을 찾아 걸치고 츄리닝 차림으로 마실을 다녀 온다.

제법 쌀쌀하구나.
어제 저녁 비가 내려서 그런가 기온이 뚝 떨어져 있음을 느낀다.
어제부터 붙잡고 있었던 1Q84 책 때문일까?
머리가 살짝 지끈거린다.

일주일 동안 밀려 있던 웹툰을 보고,
최신곡을 크게 틀어 놓고 방 청소를 하고 마트에서 사온 재료로 된장찌개를 끓여 식사를 한다.
된장을 뚝배기에 풀어 놓았더니 툭툭 소리를 내며 방 안 가득 된장 냄새가 밴다.
느즈막히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내려 마실까 하다가 이내 귀찮아져 그만 둔다.

어제 창가에 내다 놓은 화분을 다시 들여놓을까..
일본 출장 가 있을 때 말라 죽었던 것을 지난 여름 폭우가 내릴 때 내 놓았더니 다시 새싹을 틔워서 좋아했는데
다시 말라 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놓았는데 여전히 말라 있다.
뭔가 생명이 있는 것을 키우는 데는 영 재간이 없나 보다.

기아 vs 두산 의 경기를 보다가 초반부터 어이없는 실책에 대량 실점하는 것을 보고
부아가 치밀어 무한도전을 보다 다시 채널을 돌려 보니 동점까지 만들어서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패..
누구나에게 있는 징크스이기도 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면 꼭 진단 말이지.

얼마전 엘레베이터에서 회사 동료랑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4시 44분이란 시간에 대해서, 신기하게도 자기는 시계를 볼 때마다 4시 44분이라면서..
유난히 요새 들어와서 아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고 있다.
관심 두는 것과 두지 않는 것에 대한 불분명성이 사라지면서 싫어하는 것에 대한 무관심, 철저한 배척.
그런 연유로 인한 사고의 편협화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

아마 시간은 무심결에 계속해서 볼 것이다.
기억하는 것은 반복되는 숫자의 기현상에 대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11시 11분, 3시 33분, 2시 22분, 4시 44분.
11시 10분, 3시 32분, 2시 21분, 4시 43분 그런 시간들은 봐도 잊혀지고 이내 시계를 봤다는 사실마저 망각하게 한다.

싫어하는 것도 언젠가는 내 관심의 영역에서 사라질 것이고,
내가 언제 그것을 좋아했는지 왜 싫어하게 되었는지 종국엔 그것을 싫어하게 되었는지조차 잊게 될 것이다.
원래 뇌라는 놈은 그렇게 설계가 돼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방어의 기제로 반드시 기억해야 될만한 것들을 쌓아두어 활용할 수 있는 용량을 넘기지 않도록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말이다.
오늘처럼 이렇게 머리를 텅 비우고 맘껏 휴식을 즐기고 있을 땐 옛날 생각들이 봇물 터지듯이 밀려들 땐
소소하지만 정겨웠을, 이제 생각해도 하릴없는 그런 것들이 조금 더 생명력을 가지고 머물러 갔음 하는 바램이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좋고, 고등학교 시절 하교길에 친구들과 대화했던 내용,
친구들과 술 마시고 기숙사에 돌아가던 길 펑펑 울었던 사연,
회사를 선택하고 일을 하고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나고 다른 회사에 들어가고 누군가를 알아가고 좋아하고
이별하고 가끔 만나서 지난 생활을 반추하고 다시금 누군가를 만나가는 시간의 순환.
전화 통화 내용, 술 마시고 필름 끊긴 상태로 내가 누군가에 했을 이야기들.
이런 것들이 오늘 같은 날엔 말이지.
그냥 문득문득 떠 올라 잠시나마 내 옆에 있다 갔음 했다.

그런데 말이지.
봄여름가을겨울 이 반복되는 순환처럼 봄이 되면 봄옷을 꺼내 입고 여름이 되면 하나를 벗고
가을이 되면 하나를 껴 입고 겨울이 되면 두 개쯤 더 껴 입게 되는 것처럼
나의 뇌는 가을이 되니까 소통의 벽을 하나 더 쌓고 있더라.
공기번데기처럼 공중에서 부양하고 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하나씩 모아 조그마한 고치를 만들고
그 밀폐된 속에서 기억을 하나씩 지워나갈 준비, 꽉 차 버린 용량을 초기화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채워나갈 준비..
그런 준비를 하고 있더라.
가끔은 회로가 끊겨 용량이 넘쳐도 좋을텐데 나의 방어기제는 지나치리만치 철저해서 말이지.

그래서 하나를 버린다.
그리고 언제가는 있을 다른 하나를 채우고자 한다.
별 다른 의미는 없다, MP3 Player 에 질려 버린 옛날 곡들을 지우고 달뜨는 최신곡으로 채워 나가는 과정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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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00:27 2009/09/13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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