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都物語 #3 - 잠을 잃어버린 버스
일순 깜깜해져버린 버스 안.
한국의 여느 고속버스처럼 좌석은 좁고 여행객들의 행색도 추래했지만
커튼으로 바깥 세상의 희미한 빛마저 차단해 버린 버스 안의 공기는 무거웠다.
비좁은 좌석 옆에 앉은 헌준과 잠깐 귓속말을 나누다 이내 관둔다.
커튼 사이로 살짝 도시의 야경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관두고 눈을 감는다.
앞 좌석에선 보조등을 켜고 누군가가 책을 보고 있다.
이질적인 낯선 조명 컴컴한 실내에 헤드라이트 마냥 등은 책을 비추고 그의 시선은 책에 콱 박혀있다 이내 잠든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가끔 덜컹거리고 인에 박힌 자세가 불편해서 꿈틀거릴 뿐.

@동경역
생맥주에 사시미 안주로 여행의 시작을 즐기다.
원래는 저녁을 먹으면서 여행계획을 짜고 싶었다, 바쁜 일정 속에 누구 하나 하루의 일정을 만들지 못했던 터라.
이대로 떠나도 될까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뭐 떠나는 게 중요한 거지.
막상 길 위에 나서면 밟아 나가는 모든 곳이 여행이고 모험이니까..

@비정성시
전혀 느와르는 아니지만 비열한 도시 필 나게, 뭐 전혀 비열함과 야비함, 페이소스는 담겨져 있지 않지만 말이다.

@동경역 버스 터미널
한쪽은 8000엔, 한쪽은 5000엔.
편함의 차이는 약간 있겠지만 밤에 잠 못 드는 것은 똑같고 불편한 것도 매한가지였으리라.

청춘 드림호라.. 근사하다.
수 많은 청춘의 꿈을 싣고 달렸을 야간버스의 로망.
여행 전 Before Sunrise 의 주인공을 살짝 꿈꿔보기도 했지만 우린 에단 호크가 아니었고,
청춘 드림호에 줄리 데피가 앉아있을 리는 만무했고,
우연하게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수 많은 할머니와 아줌마와의 만남을 통해서 버린지 오래됐으니까..

11시 야간버스를 타기 전, 뒤늦게 여행에 합류해서 부득불 다른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성도.
교토가 종점이 아니란 잘못된 헌준의 정보에 과연 아침에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됐다라는..
PHS 가 과연 교토에서 터질까 하는 이상한 망상까지..
여행을 가긴 가나 보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걸 보니..
멀뚱멀뚱 눈을 뜨고 멍하니 있다가 휴게소에 들린다.
1시간 30분 정도 달렸을까?
생뚱맞게 화장실 하나에 자판기 하나 이런 곳이 휴게소라니..
몇 년 전 스키여행 갔을 때 들렀던 휴게소와는 딴판이구나.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고 담배 한 대 피워문다.
7시간을 달려 도착한 교토, 난 다행히 중간에 코를 골면서 곤하게 잤다고 한다.
뭐 피곤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지만 잤다는 게 중요한 거겠지.
잠이 채 깨지 않은 채 본 교토.
뭐랄까? 버스 차창 너머로 비친 교토의 모습은 두근거림 그 자체였다고나 할까.
생뚱맞게 서 있던 교토타워에도 감동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자전거 대여점
역 구내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아침 끼니를 해결하러 다닌다.
이런 그 흔한 규동집 하나 없다니 결국 좌절하고 허름한 호텔에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운다.
옆에 수학여행 온 것 같은 소년,소녀들이 깔깔대면서 서성인다.
수학여행지에 왔구나..
아침밥을 먹고 꽤 시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대여점은 여전히 문을 열지 않았다.
좀 일찍 가면 일찍 대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9시 거의 다 돼서 대여를 시작하더라는..
한국의 융통성이 살짝 그리웠다.
교토의 시내를 달린다. 자전거로.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서.
꽤 무더울 것 같은 하루, 이미 달궈져버린 아침의 햇살과 공기 지도를 봐 가며 청수사로 향한다.
뭐 이날 코스는 순간순간 가고 싶은 곳, 대략 동선을 봐가면서 정했던 듯.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고 싶었으니까..
@청수사 오르는 길, 셀카
가끔 어처구니 없기도 했지만 재밌었던 헌준의 셀카질.. (요청에 의해 삭제됨)

@니시오야츠하시
삼각형 모양의 교토 명물떡 야츠하시, 배도 고프긴 했지만 맛있어서 맛차와 떡의 무한반복..
나중에 배탈이 날 뻔 했다.

전통과 IT 의 만남.
동영상 찍기에 몰두했던 성도는 항상 노트북에 백업하기 바빴다.
저렇게 길바닥에 앉아서 백업을 하고 있던 모양새란..
윌리를 찾아라 같은 시리즈로 만들고 싶었으나 귀차니즘 때문에 포기..

교토의 열사들.
우린 그녀들은 열사라고 불렀다.
동경의 여고생에 비해 지나치게 긴 치마길이와 개성없이 일관된 스타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청수사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고
교토가 자전거로 돌아다니기엔 좋지만 주차하기엔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았으며,
무엇보다 아직 내 체력은 그럭저럭 쓸만하구나 살짝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야간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떠 올랐던 게 미국으로 여행 갔을 때의 비행기 안의 느낌이었다.
시차가 있어서 분명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데 계속 밤이었던 때의 그 이질감.
나의 시계는 분명 움직여 가고 있는데 현실 속의 시간은 조금씩 뒤로 가고 있을 때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 기묘한(?) 경험.
사실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난 조금씩 젊어지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고,
물론 돌아올 때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묘한 생각이 틀리지 않다라고도 보는 게
여행을 떠나기 앞서 들뜨고 기대하는 마음에 살짝 어려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여행을 하면서 켜켜이 쌓아올린 감정이나 경험에 조금 성숙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여튼 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야간 비행사가 돼서 별 하나 빛나지 않는 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야간버스 안에서 눈을 멀뚱멀뚱 뜨고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잠들긴 했지만..

두번째 엽서 @산넨자카 거리
웃으며 지낼려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상처 때문에 사람을 멀리 하고,
그 상처가 주는 쓸쓸함과 허전함 때문에 다시 사람을 찾게 되겠지만..
못됐다라고 친구들한테 욕도 먹고 어쩌면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웃으며 지낼려고..
화내 보기도 하고 신경질도 부리고 투정도 부려 봤지만 결국 웃고 지내는 게 제일 편하더라.
그러니까 너도 웃어.
내일은 개기일식.
흐린 날씨 때문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잠시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는 천체 현상.
다음 개기 일식은 26년 후, 26년 후를 기대해.
일순 깜깜해져버린 버스 안.
한국의 여느 고속버스처럼 좌석은 좁고 여행객들의 행색도 추래했지만
커튼으로 바깥 세상의 희미한 빛마저 차단해 버린 버스 안의 공기는 무거웠다.
비좁은 좌석 옆에 앉은 헌준과 잠깐 귓속말을 나누다 이내 관둔다.
커튼 사이로 살짝 도시의 야경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관두고 눈을 감는다.
앞 좌석에선 보조등을 켜고 누군가가 책을 보고 있다.
이질적인 낯선 조명 컴컴한 실내에 헤드라이트 마냥 등은 책을 비추고 그의 시선은 책에 콱 박혀있다 이내 잠든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가끔 덜컹거리고 인에 박힌 자세가 불편해서 꿈틀거릴 뿐.

@동경역
생맥주에 사시미 안주로 여행의 시작을 즐기다.
원래는 저녁을 먹으면서 여행계획을 짜고 싶었다, 바쁜 일정 속에 누구 하나 하루의 일정을 만들지 못했던 터라.
이대로 떠나도 될까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뭐 떠나는 게 중요한 거지.
막상 길 위에 나서면 밟아 나가는 모든 곳이 여행이고 모험이니까..

@비정성시
전혀 느와르는 아니지만 비열한 도시 필 나게, 뭐 전혀 비열함과 야비함, 페이소스는 담겨져 있지 않지만 말이다.

@동경역 버스 터미널
한쪽은 8000엔, 한쪽은 5000엔.
편함의 차이는 약간 있겠지만 밤에 잠 못 드는 것은 똑같고 불편한 것도 매한가지였으리라.

청춘 드림호라.. 근사하다.
수 많은 청춘의 꿈을 싣고 달렸을 야간버스의 로망.
여행 전 Before Sunrise 의 주인공을 살짝 꿈꿔보기도 했지만 우린 에단 호크가 아니었고,
청춘 드림호에 줄리 데피가 앉아있을 리는 만무했고,
우연하게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수 많은 할머니와 아줌마와의 만남을 통해서 버린지 오래됐으니까..

11시 야간버스를 타기 전, 뒤늦게 여행에 합류해서 부득불 다른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성도.
교토가 종점이 아니란 잘못된 헌준의 정보에 과연 아침에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됐다라는..
PHS 가 과연 교토에서 터질까 하는 이상한 망상까지..
여행을 가긴 가나 보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걸 보니..
멀뚱멀뚱 눈을 뜨고 멍하니 있다가 휴게소에 들린다.
1시간 30분 정도 달렸을까?
생뚱맞게 화장실 하나에 자판기 하나 이런 곳이 휴게소라니..
몇 년 전 스키여행 갔을 때 들렀던 휴게소와는 딴판이구나.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고 담배 한 대 피워문다.
7시간을 달려 도착한 교토, 난 다행히 중간에 코를 골면서 곤하게 잤다고 한다.
뭐 피곤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지만 잤다는 게 중요한 거겠지.
잠이 채 깨지 않은 채 본 교토.
뭐랄까? 버스 차창 너머로 비친 교토의 모습은 두근거림 그 자체였다고나 할까.
생뚱맞게 서 있던 교토타워에도 감동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자전거 대여점
역 구내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아침 끼니를 해결하러 다닌다.
이런 그 흔한 규동집 하나 없다니 결국 좌절하고 허름한 호텔에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운다.
옆에 수학여행 온 것 같은 소년,소녀들이 깔깔대면서 서성인다.
수학여행지에 왔구나..
아침밥을 먹고 꽤 시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대여점은 여전히 문을 열지 않았다.
좀 일찍 가면 일찍 대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9시 거의 다 돼서 대여를 시작하더라는..
한국의 융통성이 살짝 그리웠다.
교토의 시내를 달린다. 자전거로.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서.
꽤 무더울 것 같은 하루, 이미 달궈져버린 아침의 햇살과 공기 지도를 봐 가며 청수사로 향한다.
뭐 이날 코스는 순간순간 가고 싶은 곳, 대략 동선을 봐가면서 정했던 듯.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고 싶었으니까..
@청수사 오르는 길, 셀카
가끔 어처구니 없기도 했지만 재밌었던 헌준의 셀카질.. (요청에 의해 삭제됨)

@니시오야츠하시
삼각형 모양의 교토 명물떡 야츠하시, 배도 고프긴 했지만 맛있어서 맛차와 떡의 무한반복..
나중에 배탈이 날 뻔 했다.

전통과 IT 의 만남.
동영상 찍기에 몰두했던 성도는 항상 노트북에 백업하기 바빴다.
저렇게 길바닥에 앉아서 백업을 하고 있던 모양새란..
윌리를 찾아라 같은 시리즈로 만들고 싶었으나 귀차니즘 때문에 포기..

교토의 열사들.
우린 그녀들은 열사라고 불렀다.
동경의 여고생에 비해 지나치게 긴 치마길이와 개성없이 일관된 스타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청수사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고
교토가 자전거로 돌아다니기엔 좋지만 주차하기엔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았으며,
무엇보다 아직 내 체력은 그럭저럭 쓸만하구나 살짝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야간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떠 올랐던 게 미국으로 여행 갔을 때의 비행기 안의 느낌이었다.
시차가 있어서 분명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데 계속 밤이었던 때의 그 이질감.
나의 시계는 분명 움직여 가고 있는데 현실 속의 시간은 조금씩 뒤로 가고 있을 때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 기묘한(?) 경험.
사실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난 조금씩 젊어지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고,
물론 돌아올 때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묘한 생각이 틀리지 않다라고도 보는 게
여행을 떠나기 앞서 들뜨고 기대하는 마음에 살짝 어려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여행을 하면서 켜켜이 쌓아올린 감정이나 경험에 조금 성숙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여튼 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야간 비행사가 돼서 별 하나 빛나지 않는 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야간버스 안에서 눈을 멀뚱멀뚱 뜨고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잠들긴 했지만..

두번째 엽서 @산넨자카 거리
웃으며 지낼려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상처 때문에 사람을 멀리 하고,
그 상처가 주는 쓸쓸함과 허전함 때문에 다시 사람을 찾게 되겠지만..
못됐다라고 친구들한테 욕도 먹고 어쩌면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웃으며 지낼려고..
화내 보기도 하고 신경질도 부리고 투정도 부려 봤지만 결국 웃고 지내는 게 제일 편하더라.
그러니까 너도 웃어.
내일은 개기일식.
흐린 날씨 때문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잠시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는 천체 현상.
다음 개기 일식은 26년 후, 26년 후를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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