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삼월, 새봄의 시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앞에 새가 붙는 유일한 계절.
그리고 새봄을 시샘하듯 꽃망울과 새순을 지레 놀래키는 꽃샘 추위.
봄은 항상 이리 요란하게 변덕스럽게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빗장을 단단하게 걸어제끼고 있던 겨울, 그 동장군의 틈 사이로 수줍은 새색시 마냥 봄이 찾아온다.
수줍음은 채 가시지 않아 볼에 빠알간 홍조를 띈 채 삐꼼히 열린 틈 사이로 살짝살짝 부끄러운 웃음을 보인다.
그렇게 봄은 온다.
봄이 오면 문득 떠나고 싶어진다.
장거리 여행이면 더 좋겠지만 가까운 곳에 바람을 쐬러 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다.
아침 출근길, 회사로 가는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 안에서 새순을 틔우고 있는 은행나무를 볼 때마다,
(사실 이 맘때 새순이 자아내는 빛깔에 나도 모르게 탄식을 내곤 한다..^^)
화사한 봄 옷을 입고 종종걸음을 치는 여학생을 볼 때마다,
차창 안으로 너울너울 아지랑이를 피우는 봄햇살을 완상할 때마다,
그리고 교보빌딩 커다란 현수막에 씌여진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조병화님의 싯구를 볼 때마다
카메라 가방 둘러메고 며칠 섬진강 유역이나 보성 차밭이나 고창 보리밭을 서성대고 싶다.
이렇게 봄은 시나브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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