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2 ~ 12.24

여행이 필요해지는 순간이 있다.
불현듯 떠나야겠다 다짐을 하지만 쉬이 움직이지 않는 게으른 몸을 이끌고 출장 막바지에 길을 떠난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았고 무언가를 얻고자 떠난 것도 아니다.
그냥 지금 내가 발 딛고 생활하고 느끼는 공간에서 벗어나 그닥 새롭지 않을지라도 낯선 환경에 있고 싶었을 뿐.
그렇게 떠난 2박 3일간의 소소한 기록이다.

信州, 일본 나가노현의 옛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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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최신호를 사 들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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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이 사진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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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이 애절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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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항공  CF  를 보는데 깜짝 놀랐다.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 시리즈. 무라카미 류가 소개하는 곳이 바로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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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가노를 좀 우습게 본 게 화근이었다.
널리 알려진 카루이자와나 마츠모토, 기타 명소를 2박 3일에 돌 수 있다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무리수.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무작정 떠나라는 말을 이번 여행을 계기로 신뢰하지 않게 됐다. -_-
시간과 돈과 체력 중에 어느 하나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무조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전 준비를 꼼꼼하게 해야지 길바닥에 뿌리는 시간과 돈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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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쿠시(戸隠)로 출발
사실 여기로 이끈 건 한 장의 사진
구도자의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 꼭 함 가보고 싶었으나,
폭설이 내려서 가지 말라 하는 아줌마의 권유로 인해,
버스를 내리긴 했으나 관광 안내소도 없고 허허벌판. 어쩔 줄 몰라 하니까 친절한 일본 아줌마가 와서
"어디 가요? xxx요, 죽고 싶지 않거든 거기 가지 마요....."
그래서 그냥 하염없이 눈을 맞으며 도보 여행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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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를 헤매다가 겨우겨우 찾은 온천.
일본은 어딜 가나 온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지만, 혼자 이용하는 온천은 또 처음이었다 ㅎㅎ
뭐 나름 노천의 맛도 즐기고 수영도 하고;; 눈 내리는 것도 하염없이 보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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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동안 여섯 끼를 소바로만 ^^
소바로 무척 유명한 곳이라 와사비도 환상이고, 어딜 가나 소바집 간판이 걸려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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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이 몇 백년 되는 삼나무.
시간이 정지한 듯한 아스라함, 유구한 세월의 강직함이 느껴지던데...
내 안에서 뭔가 막 튀어 나올려고 하더라, 그냥 우두커니 앉아서 눈을 펑펑 맞으면서 사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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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몸을 이끌고 또 소바집에 가서 나가노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천천히 맥주 한 잔.
창 밖으로 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몸은 천근만근 무거운데 알콜이 들어가니 이건 뭐 행복해졌다라는 말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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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 왔구나, 장하다 토닥토닥!!
멀리 후지산이 보이고 다음 역은 우에노, 눈물 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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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전철은 텅 비어 있었지만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승객도 조금씩 늘어났다.
역을 나오니
새삼스레 사람과 물건과 정보의 양에 깜짝 놀라고
나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다.

빌딩이 있고
도로가 있고
자동차가 달리고
사람들이 지나가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모든 것이 기적처럼 어우러져

지금의 난 거리의 에너지 같은 것에 꿀꺽 삼켜져버릴 듯한 기세에 눌려
내 자신이 전보다 훨씬 약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누구나 살아간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지금 이 거리에서 무력함 그 자체다.

소라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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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3 23:23 2011/02/13 23:23
Posted by 투명야옹